업황 판단에 가장 중요한 ‘선가지수’ 140 돌파 눈앞
□살아나는 조선업계
조선업계가 긴 겨울잠을 끝내고 다시 힘찬 뱃고동을 울릴 준비에 분주하다. 수주 물량 증가로 인한 외적인 성장보다는 수익성 위주의 차별화된 선박 수주로 내실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14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는 선가와 수익성 위주의 선박 수주가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주위 환경 역시 나쁘지 않다.
물론 전 세계 발주물량이 지난해 대비 크게 줄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하지만 천수답 식의 발주 환경에서 친환경.대형화 선박 기술 개발 등으로 고난의 시기를 타개책으로 삼고 있다.
■14개월 연속 선가 상승
조선업계는 초호황기 이후 가장 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선가지수에 희망을 걸며 올 하반기에 기대를 걸고 있다.
25일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선가지수는 지난 5월 말 기준 139.8을 기록해 140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선가지수는 새로 만든 선박들(벌크선.컨테이너선.유조선.LNG선 등 상선)에 대한 가격을 지수로 나타낸 것으로 조선업계 업황 판단에 가장 중요한 지표다. 지수가 높아진다는 건 선박가격이 올랐다는 의미다.
선가 지수는 지난 2012년 11월 126포인트까지 떨어졌지만 작년 2.4분기부터 서서히 반등하기 시작했다.
상승세는 올해도 이어지며 6월 말 현재 전년 동월 대비 10.5% 상승했다. 특히 14개월 연속 상승한 것은 조선업계 호황기였던 지난 2006년 12월부터 2008년 9월까지 21개월간 오른 이후 가장 긴 상승세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국내 조선사들은 2016년까지의 일감을 모두 채우고 있다"며 "2017년 선박 인도를 희망하는 발주사들이 있어 하반기 선박 발주 물량증가는 물론 선가 상승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에코십.대형 컨선 개발로 승부
국내 조선업계가 조선 강국을 자리를 굳건하게 지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부분은 에코십(Eco-Ship)과 대형 컨테이너선이다.
사실 자동차보다 연비가 중요한 것이 바로 선박이다. 커다란 배를 움직이는데 천문학적인 연료비가 드는 탓이다.
컨테이너 1만8000개를 동시에 실어 나를 수 있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경우 한 해 연료비만 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10%만 줄여도 연간 100억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 때문에 선주사 역시 운영비가 적게 드는 연비가 좋은 고효율 선박 발주를 늘리고 있는 것.
국내 조선업계는 에코십 건조 신기술을 앞세워 새로운 선박 수주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 타입(G-TYPE) 선박엔진을 도입해 기존 엔진 대비 약 5~7%의 연비 개선효과를 거두고 있다. 또 삼성중공업은 선체 외관에 세이버핀(SAVER-Fin) 장치를 장착해 물의 흐름 제어를 통한 연비개선 효과를 거두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엔진에서 발생하는 열을 회수해 에너지원으로 재활용하는 폐열회수장치를 자사 선박에 도입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연비가 좋은 에코십 등 친환경 고효율 선박의 수요 상승세가 뚜렷하다"며 "고효율 친환경 선박에 강점을 가진 국내 조선사가 시장을 선점하고 있어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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