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과잉 속 노후 선박 증가…수리 수요 증가 케이프·디엠씨, A/S 매출 비중 상승 지속 전망
선박 공급 과잉에 따른 제한적인 신규 발주로 조선업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조선기자재 사후관리(A/S) 시장이 주목 받고 있다. 노후 선박의 증가로 수리 수요가 늘어나면서 국내 관련업체들의 매출 기여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선박 수리 관련 시장은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선박 서비스 업체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지난해 매출 2000억원대를 달성했다. 삼강엠앤티는 초대형 선박 수리·개조업체로 탈바꿈했고 한국조선해양기자재조합은 현재 싱가포르와 중국에 A/S 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선박용 실린더라이너를 생산하는 케이프(064820)도 지난해 A/S 매출 비중이 53%를 넘어 신조 시장을 넘어섰다. 해상크레인 업체 디엠씨(101000)의 경우 지난해 마진률이 높은 A/S 시장 매출이 약 30억에서 올해 63% 증가한 약 5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선박 수리 시장이 증가하는 이유는 신규 선박 발주가 증가하지 않으면서 노후 선박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당초 조선업계는 내년 발표 예정인 선박평수관리협약(BWMS)과 2020년부터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 배출가스 규제 등으로 업황 회복을 예상했다. 하지만 해운사들이 규제 시행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 선박을 발주하기 보다는 노후 선박을 개량하는 등의 전략을 세우면서 발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아직까지 해운업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선복량 공급 과잉이 지속되는 점도 신규 발주를 제한하는 요소다.
2년 6개월에 한차례씩 선박검사를 받아야 하는 선주들은 환경규제가 강화되면 선박수리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기 때문에 선박 A/S 시장은 점차 성장할 전망이다. 전 세계적으로 20년 이상 된 노후 선박 비중이 48%로 증가하면서 조선기자재 A/S 시장이 신규 조선시장을 뛰어넘을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선박업계 관계자는 “신조 시장은 수주가 이뤄져야 하지만 A/S는 선박이 운행하는 동안 꾸준히 매출이 발생한다”며 “수리에 필요한 부품들은 별도로 납품되기 때문에 수익율도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