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신항 경쟁력 높이려면 수리조선단지부터 세우라
입력 : 2017-12-17 [23:00:05]
수정 : 2017-12-17 [23:00:05]
물동량 세계 6위 항만인 부산항에 3만t급 이상 선박을 수리할 '정비소'가 없다. 부산항 신항에 8년 전에 수리조선단지를 지정했지만 아직 계획도 못 세우고 있다니 어찌 된 영문일까. 선박은 2년 6개월마다 검사를 받아야 하기에 해운업계는 그동안에도 중국과 싱가포르 등 해외 수리조선소를 찾아다녀야 했다. 그 결과 2015년 한 해 3만t급 이상 국적선들의 해외 수리는 최대 6957억 원의 국부유출로 나타났다. 그보다 부산항을 찾는 선박에 대한 '반쪽 서비스'로 부산항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점이 더 뼈아프다.
1970년대 중반부터 1998년까지 20여 년간 한국은 세계 수리조선산업 1위의 명성을 누렸다. 수리조선업 강자들이 모두 신조 시장으로 전환해 대형선박을 수리할 수리조선소가 없어지며 이 분야에서 몰락하고 말았다. 요즘 같은 조선 불황시대에 '신조'만 중요한 게 아니다. 2010년 200억 달러 규모이던 수리조선 시장은 2020년이면 1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한다.
부산시는 2009년 가덕도 백옥포 일원에 대형 수리조선단지 조성을 계획하고 업계와 부산상공회의소 등과 함께 이의 건설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그런데 올 4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평가한 수리조선단지 사업성은 0.6으로 높지 않아서 아쉬움을 주었다. 국내에서 처음 하는 사업이라 수요나 단가 등에서 비교 대상이 없었고, 수요조사에 해외 선사 국내 대리점들의 응답률이 낮아서 사업성 평가가 좋지 않았다.
수리조선단지는 부산항 신항의 항만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필수다. 신항에 수리조선단지가 조성되면 원정 수리를 맡겨야 했던 대형 선박을 가까운 곳에서 정비하며 막대한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1만여 명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인근에 연료 기지나 선용품 센터 같은 원스톱 서비스 코너 마련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수리조선단지는 내년에 당장 착공해도 개장은 2022년에야 가능할 전망이다. 부산신항 경쟁력을 위해 수리조선단지는 반드시 세워져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