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 러시아 어선 수출 현황(단위 : 천 달러). <자료 : 산업연구원>

우리 정부와 조선업계가 2030년까지 360척의 어선 추가 수요가 있는 러시아 시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은 2030년까지 360척의 어선이 추가로 필요하지만, 러시아 내 조선소는 5곳, 현재 연간 건조 가능 수량은 2~3척에 불과하기 때문에 러시아 어선 건조 시장에 관심 기울여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6일 내놨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어선 수요 조사와 어선 건조가 가능한 조선소를 선정해 조선소별로 건조계획을 할당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360척의 어선 건조 자금은 100~120억달러로 전망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조선업계에 단비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각 지방정부도 수리조선소 재건을 추진하고 있다. 연해 지방은 볼쇼이카멘을 경제특구인 선도개발구역(TOR)으로 지정해 조선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하고 있으며, 슬라뱐카 수리조선소는 어선 건조 등을 위해 한국 등과 협의를 벌이고 있다. 사할린주는 소형 선박의 6해리 이내 수역 어로작업을 허용하고, 네벨스크항과 코르사코프항을 어선 건조 및 수산가공 기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캄차카지방은 북극항로 활용에 대비해 페트로파블롭스크 항구 확장과 인근 지역의 수산 가공단지 조성, 수리조선소 건립 등을 통한 수산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 러시아 정부는 어선 건조 및 수산가공업 투자를 유인하기 위해 투자 시 장기조업권 배정 법안을 마련 중이다. 어선 건조 15%, 수산가공 5% 등 총 장기조업권 배정량의 20%를 투자자들에게 우선 할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대 러시아 수산물 수입 규모는 2001년 1억 5000만달러에서 지난해 7억달러로 약 4.6배로 늘어났고, 같은 기간 대 러시아 수산물 수입의존도도 10.4%에서 18.9%로 확대됐다.

한국의 대 러시아 어선 수출도 2012년 19만 3000달러에서 2015년 337만 4000달러로 늘어나고 있어, 러시아 어선 및 수산물 시장에 동시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를 위해 극동지역 수산가공업 육성정책과 연계한 조선산업 협력을 추진해 중국이나 일본 등 경쟁국보다 우위를 점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수산가공과 어선 건조 및 수리조선 분야 협력, 한-러 공동 수산연구소 건립 등 한국과의 협력에 매우 호의적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조선 설계 및 건조 능력, 유휴 인력, 기자재 및 설비를 활용할 수 있는 묶음 협력 방안을 제안했다. 또 두 나라 정부 간 어선 건조 및 수산가공 분야 시범사업의 추진은 앞으로의 협력의 발판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수리조선소 재건 및 수산가공 분야 시범사업 이후 한-러시아 투·융자를 위한 상호 금융 지원을 마련해 우리 기업의 진출을 확대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또 러시아의 사업 환경은 빠르게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 중소기업 단독으로 극동에 진출하기는 어려움이 있어 컨소시엄 구성 등은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